[생물이야기]모기 밉다고 칼을 뽑으랴?(견문발검, 見蚊拔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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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모기 다리에서 피 뺀다.”란 하는 짓이 몹시 잘거나 깐깐함을, “모기 다리의 피만 하다.”란 아주 하찮은 일이거나 매우 적은 분량임을, “모기 대가리에 골을 내랴”란 불가능한 일을 하려 듦을 비웃음을, “모기도 낯짝이 있지?”란 염치없고 뻔뻔스러움을, “모기도 모이면 천둥(우레)소리 난다.”란 힘없고 나약한 것이라도 많이 모이면 큰 힘을 낼 수 있음을, ‘모기 보고 칼 뽑기(견문발검, 見蚊拔劍)’란 시시한 일로 소란을 피우거나 보잘것없는 일에 어울리지 않게 엄청난 대책을 세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긴긴 한낮 더위에 녹초가 되어 꿀잠을 청하려는데 앵! 하고 대드는 모깃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서 온 실핏줄이 바짝 쪼그라든다. 귓가에 들리는 모깃소리에 반사적으로 손바닥을 휘둘러 내리치지만 딱! 제 볼때기만 아플 뿐 허탕이다. 이른바 모기 날개의 진동음이 ‘앵’하는 소리다. 알고 보면 그 소리는 끼리 알리고, 또 암수가 보내는 사랑의 신호다. 그런데 3mg밖에 안 되는 그 작은 놈이(‘mosquito’는 포르투갈어로 ‘작은 파리’란 뜻임) 1초에 250~500번이나 날개를 떤다!?

모기(문, 蚊, mosquito)는 모깃과의 곤충으로 우리나라에 50여 종이 살고, 학질을 옮기는 놈, 뇌염을 매개하는 놈 등등이 있다. 사실 모기는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이는 무서운 동물이다. 아프리카에서만 1년에 백만여 명이 말라리아(학질)로 죽는다고 하니 말이다.

무엇보다 모기는 등에·파리·모기·각다귀 등과 함께 날개가 1쌍(2장)인 쌍시류(雙翅類, diptera)로 뒷날개는 퇴화하고 앞날개만 남았다. 그래서 날개가 넉 장인 파리나 모기 그림을 그렸다면 그건 당찮은 일이다.

모기는 완전변태(갖춘탈바꿈)를 하고, 구정물에 알을 낳고, 며칠 만에 까여서 구지렁물 속 세균을 먹고 자라 장구벌레가 되며, 1~2주 안에 4번 탈피하여 곧바로 번데기로 바뀌고, 번데기는 2~3일 안에 날개돋이하여 성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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