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까지 인정한 mRNA 백신…日 대규모 투자한 반면 개발의지 꺾인 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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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 코로나19 백신. / 픽사베이


메신저리보핵산(mRNA) 개발에 공헌한 과학자들이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은 차세대 백신 개발을 위한 범국가적인 mRNA 프로젝트를 가동한 반면 한국은 정부 지원금마저 대폭 축소해, 일각에서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mRNA 코로나19 백신. / 픽사베이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mRNA 백신 개발에 큰 기여를 한 커탈린 카리코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선정되며 mRNA 백신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mRNA 백신은 다양한 질환에 활용 가능한 기술을 담고 있다. 노하우만 획득하게 되면 추후 고형 종양, 교모세포종, 췌장암, 대장암, 유방암 등 오랜 기간 인류를 괴롭힌 암종에 대한 치료용 백신으로 개발 및 발전할 가능성 역시 높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말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mRNA 코로나19 백신을 만들어 첫 상용화를 시작했다. 이후 모더나도 mRNA 백신을 탄생시키며 팬데믹 국면을 헤쳐 나아가는데 큰 도움을 줬다.

특히 mRNA 백신은 수 년이 걸리는 기존 백신 대비 3주 안에 개발된다는 점 때문에 신종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최신 바이오 기술로 평가받는다.

또 암의 재발을 막을 뿐 아니라 암을 예방하는 기술로도 활용돼 미국 머크(MSD)와 로슈 등 다국적 기업들이 mRNA를 활용한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선진국들도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 중이다. 미국은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319억달러(41조원)를 투입, 올해 차세대 mRNA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50억달러(6조7000억원)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도 자국 mRNA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정부 자원을 과감히 투입하고 있다.

일본은 정부가 국가 백신 개발 및 생산 전략을 채택하고 5개 백신 개발에 1700억엔(1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생의학 첨단 백신 연구 및 개발 전략 센터’를 설립하고 2027년까지 20억달러(2조7000억원)를 추가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러한 지원 덕분에 일본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는 코로나19 mRNA 백신 ‘다이치로나(Daichirona)’ 개발에 성공, 자체개발 mRNA 백신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나아가 다이이찌산쿄는 본사가 있는 동경에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키타모토(Kitamoto) 소재 다이이찌산쿄 바이오텍에 코로나19 mRNA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반면, 국내 상황은 암울하다. 국내 전통제약사들이 주축으로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을 구축했지만 아직 초기 단계에 멈춰있는 상황이다.

해당 컨소시엄은 한미약품, GC녹십자, 에스티팜을 주축으로 가동 중이다. 에스티팜은 후보물질 ‘STP2104’의 임상개발을 진행, 한미약품은 백신 생산에 필요한 플라스미드 DNA을, GC녹십자가 완제 생산을 맡는 방식이다.

이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STP2104’는 올해 3월 임상 1상 승인을 획득했지만 이후 이렇다 할 결과가 없는 상태다. mRNA 백신 개발에 도전 중인 국내 바이오벤처 큐라티스와 아이진 역시 임상 초기 단계에서 멈춰있다.

정부 예산 마저 삭감된 상태다. 정부는 mRNA 개발 관련 정부 예산을 올해 277억원으로 책정했지만 내년에는 51억원으로 대폭 줄인다.

이는 보건복지부의 ▲미래 성장 고부가가치 백신 개발 ▲백신 기반 기술개발 ▲신속범용백신기술개발 등 3개 세부 사업이 유사 중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백신 기술 선도사업’으로 통폐합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뛰어 넘을 더 큰 전염병 위기 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은데도 정부는 mRNA와 같이 대대적 투자가 필요한 기술에 지원을 축소하고 있다”며 “국산 백신을 넘어 방역 자율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mRNA와 같은 혁신 바이오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출처 : IT조선(https://i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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